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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육아

아이랑 미술 작품(명화) 감상하는 법(feat. 팰드먼의 비평단계로 모네 작품 감상하기 )

by 튼튼mom 2022. 12. 23.

명화감상하는법

 

아이가 조금씩 크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부모는 세계를 열어주어야 한다. 가장 쉽고 많이 하는 방법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는 일이다. 하지만 미술 작품 앞에 데려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아이에게 설명해 주는 것은 어른인 부모도 어려운 일이다.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은 단 시간에 얻기 힘들뿐더러 어려운 개념과 용어가 많기 때문에 아이와 작품에 대해 대화를 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미술교육에서는 다양한 미술 작품 감상법이 있다. 다양한 학자들이 감상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교과서에 꼭 나오는 단계가 팰드먼의 비평단계이다. 학자의 비평단계라고 해서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미술 작품을 마주하면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제시하는 개념이라 교과서에서도 팰드먼의 비평단계로 작품감상하기를 가르친다. 어렵기만 한 미술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 필드먼의 비평단계를 통해 알아보자.


팰드먼의 비평단계는 무엇인가

팰드먼은 미술 교육학자로 작품을 감상할 때 서술, 분석, 해석 판단으로 감상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각 단계별 특징과 질문들에 대한 설명과 모네의 작품을 감상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서술 단계

첫번 째 서술 또는 기술, 묘사 단계라고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작품을 관찰하고 무엇이 보이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본다. 즉, 작품을 마주했을 때 읽어낼 수 있는 정보이다. 작품에서 무엇이 보이는지, 사용된 색은 무엇인지, 재료는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 대표적인 질문이 될 것이다. 그 밖에 제목은 무엇인지, 작가는 누구인지, 제작연도는 무엇 인지 등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감상 대화>

  • 이 작품에서는 무엇이 보이니? 무엇을 그린 걸까?
  • 다리가 보이네.. 저 아래 있는 것은 꽃일까? 무슨 꽃을 그린 걸까?
  • 무슨 색으로 그린 걸까? 저 색은 무슨 색일까?
  • 작가는 누구지? 제목은 무엇인지 캡션을 한번 봐볼까?
  • 왜 제목이 <수련과 일본다리>일까
  • 언제 그려진 것이지? 1899년이면  100년도 전에 그려진 그림이네~
  • 재료는 무엇이지? 

 

제시한 대화와 같이 첫 번째 단계인 서술은 보이는 배경지식 없이 작품 자체로 부터 얻어낼 수 있는 정보를 읽어내는 단계이다. 팰드먼은 서술, 분석, 해석, 판단의 네 단계를 제시했으나 어린아이는 사실 미술 작품 감상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고 어려울 수 있다. 입문하는 단계에서는 서술 단계로도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무엇이 보이는지, 저 색은 무엇인지, 제목은 왜 저렇게 지었을까 등등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지 정해진 답은 사실 없다. 스스로 시각적인 정보를 읽으며 작품을 마주하는 경험 자체로도 훌륭하다.

 

2. 분석 단계

보다 전문적으로 작품의 세부사항을 분석하는 단계이다. 조형요소와 원리 등을 살펴보며 작품의 구조를 분석한다. 여기서 어려워 보이는 것이 조형요소와 원리이다. 조형요소와 원리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면 조형요소는 시각적인 형을 이루는 요소 즉, 점, 선, 면, 색, 형 등이고 원리는 요소들이 이루어내는 구성의 반복, 비례, 대칭, 통일, 강조, 동세, 율동, 균형 등이다. 어려울 것 없이 시각적 요소들이 무엇이 있고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감상 대화>

  • (요소) 점, 선, 면 중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 (선) 다리는 점일까 선일까 면일까? 어떤 요소가 보이지?
  • (형) 그림의 형태가 사진처럼 사실적인가? 왜 그렇게 그렸을까?
  • (질감) 작품을 만져본다면 어떤 느낌일 것 같니?
  • (명암) 다리 뒤의 나무는 검게 칠한 부분인 있네.. 이곳은 왜 이 색으로 칠했을까?

 

모네는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빛을 화폭에 담기 위해 밖으로 나가 직접 관찰하며 그림을 그렸다. 그의 작품은 사진과 같이 정교하기보다는 거친 붓터치로 대상의 형을 투박하게 묘사하고 있어 질감은 다소 투박하지만 다채로운 빛의 색감을 담아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아이는 조형요소 중에서 다리에서 보이는 곡선을 가장 먼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붓터치로 인한 점이나 면을 찾아낼 수도 있다.

 

부모는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 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게 맞는 질문이라 고민하지 말고 아이와 같이 찾아보는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정해진 답은 없기에 오히려 부모가 차마 생각하지 못한 아이의 대답을 통해 새로운 시각이 생길 수 도 있다.

 

빛에 의한 밝고 어두움, 그림자 등을 찾아보고 이 그림이 어느 시간대에 그려진 것인지 맞춰 보는 것으로도 아이는 그림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된다. 

 

3. 해석 단계

해석의 단계는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찾아보는 것이다. 미술이 어려운 이유는 그 메시지를 언어나 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형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형태라도 있으면 유추할 수 있는 실마리라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작품이 대다수인지라 도통 알 수가 없다. 

 

따라서 해석의 단계에서는 작가의 생애나 유파, 시대 배경을 알면 좀 더 의미를 알기 쉬워진다. 아이와 작품을 보러 가기 전에 작가전이나 유파 전이라면 해당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 게 도움이 된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사전 지식을 통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감상 대화>

  • 작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어떤 것 같지?
  • 모네는 왜 이 수련을 그렸을까?
  • 모네는 왜 사실적으로 그리지 않고 이렇게 붓 터치로 그렸을까?
  • 이 작품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서술과 분석의 단계에서는 작품을 살펴보며 정보를 읽으려고 했던 수동적인 입장이었다면 해석단계에서부터 감상자는 능동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이제는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왜 이렇게 그렸을까?' , '왜 이 재료를 썼을까?' 등 앞에서 읽어내었던 정보들에 대한 수수께끼처럼 질문을 던지면서 아이의 사고를 확장시켜 준다. 부모는 함께 맞장구치고 궁금해하면서 작가가 낸 수수께끼를 아이와 함께 풀어가는 협력자가 되어야 한다.

 

4. 판단 단계

마지막 판단 단계는 이전 단계의 여러 정보와 생각들을 바탕으로 이 작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주관적이라면 주관적인 단계이지만 논리적으로 정보를 취합하고 그에 맞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이므로 '좋다', '싫다'를 넘어서 '가치 있다', '가치가 없다' 등의 대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독려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감상 대화>

  • 이 작품이 몇 점짜리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 만약 이 작품을 살 수 있다면 얼마에 살거니?
  • 작품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지?
  • 작품이 별로라면 왜 그렇게 생각하지?

 

가치라는 단어가 아이에게 어려울 수 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점수를 매기거나 가격을 측정하는 것으로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이다. 어떤 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대화를 한다. 색이 예뻐서 또는 꽃을 그려서 좋다는 주관적인 의견일지라도 인정해주고 사실적이지 않아서, 대강그린 것 같아서 라는 의견도 인정해 준다. 덧붙여 작가가 왜 그렇게 그림을 그렸었는지를 설명해주면 아이의 판단을 뒷받침해주면 좋다. 

 

 

판단 단계에서 감상을 마무리하면서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이야기

 

이 모네라는 작가는 인상주의라는 화파의 작가인데 이 작가는 햇빛의 인상을 그리고 싶어서 이 그림을 그렸데..

해는 아침에 떠서 정오가 되고 저녁이 되면서 점점 지잖아. 새벽에는 푸르스름한 빛이고 해가 질 때는 노을로 붉어지는 변화를 모네는 알고 있었고 그것을 그리고 싶었던 거지. 그전까지는 아무도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았거든

 

그래서 모네는 그때의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매일 같은 시간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데.. 그렇다 보니 붓질은 거칠고 정교하지 않지만 대신 햇빛에 따른 수련의 색은 아름답게 담을 수 있었지

다른 작품을 보면 노을이 지는 시간에 그린 것도 있어. 어때 모네가 햇빛의 색을 잘 담은 것 같니?

 

그 당시에는 모네처럼 빛을 그리느냐고 대강 그린 것 같은 그림을 인정해주지 않았어. 심지어 놀리기도 했지.

네 생각에 모네의 이런 노력이 가치 있는 것이었을까?

 


팰드먼의 비평단계는 점차 심도 있는 질문들로 이루어졌지만 꼭 이 단계의 순서에 맞추어서 질문하지 않아도 된다. 서술 단계에서 작품의 색을 보며 이런저런 추측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 등 자신의 생각을 꺼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질문의 순서는 상관없이 아이가 시각적 아름다움을 스스로 느끼고 찾아보려는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서서히 쌓이면 부모가 질문하지 않아도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내공이 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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